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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_김도연 소장] ‘데이트 폭력’ 10년 새 92% 증가… 구속 사례 2%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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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4-06-14 13:05 조회 1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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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증가, ‘솜방망이’ 처벌? 부실한 법안?
데이트 폭력 “특성 고려한 특례법 제정 필요”
김도연 소장 “피해자 보호받을 법적 근거 빈약”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실제 발생 건수는 8년 만에 92.4%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기존 법안이 아닌 데이트 폭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만5000여 건 검거 인원은 4000명이 넘었지만, 구속 비율은 2% 안팎에 머물렀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법안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라고 밝혔고, 김미애 의원은 “경찰은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번지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신속한 예방조치를 촉구했다.

지난 5월 교제 관계에 있던 여성을 강남의 한 건물에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교제 중인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 모친을 상해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이른바 ‘데이트 폭력’ 혹은 교제 살인 사건은 연일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제 중 또는 교제 이후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이 2014년 6675건에서 2018.년 1만245건, 2022년 1만2841건으로 14년 대비 92.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7월 여자친구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마포구오피스텔 폭행 사망 사건’이 보도되며 사회적 파장이 나타나자 피해자 유가족은 살인죄 적용과 데이트 폭력 특별 가중처벌 입법을 제안하고자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도 ‘데이트 폭력 단일법안 제정에 관한 청원’이 제안되었지만, 동의 인원이 427명에 불과해 청원 설립에 필요한 인원인 5만 명을 채우지 못하고 동의 기간이 만료돼 폐기됐다.

제19대 국회부터 데이트 폭력 입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었지만,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다수의 법안이 발의, 검토, 임기만료, 폐기 등을 반복했다.

‘데이트 폭력 처벌’ 법적 근거 미흡, 절실한 피해자 보호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의 경우 ‘형법’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반의사불벌죄 적용 등으로 처벌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나아가 살인 등 중대범죄로 확대될 우려가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 보호는 미흡한 상황이다.

그동안 데이트 폭력 처벌과 관련해 가장 많이 제시된 입법 방안은 ‘가정폭력처벌법’에 데이트 폭력에 대한 정의를 추가해 적용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처벌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적용받고자 하는 방향으로서 법개정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국회입법조사처(조사처)의 의견은 달랐다. 조사처는 해당 법의 대상은 배우자였던 사람 간의 폭력, 사실혼, 동거관계에는 적용되지만 혼인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은 데이트 폭력, 부부관계를 형성하려는 의사가 없는 상태의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는 적용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을 전제로 적용하고 있고, ‘건강한 가정의 회복’이 입법목적이므로 데이트 폭력에 있어 이 목적을 적용한다면 건강한 애정관계의 회복이 목적이 돼야 하는데 이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즉 가정폭력처벌법에 단순히 데이트 폭력에 관한 정의를 추가하는 방안은 법의 취지, 체계, 방식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개정인 셈이다. 이에 스토킹 행위에 대한 특별법을 마련했듯이,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도 별도의 특례법 제정을 통해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트 폭력, “특례법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데이트 폭력은 반복되고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향이 크지만, 데이트라는 사적이고 밀접한 관계에서 일어나기에 개인 간의 문제나 다툼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에서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에 관련해서는 개별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데이트 폭력에 대한 법적 정의도 보다 명확히 규정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조사처는 “처벌규정 및 형벌, 피해자 보호절차 등을 범죄의 특성과 차이를 반영해 세밀하게 마련하는 것이 데이트 폭력 대응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특수한 연인 관계를 이용한 데이트 폭력인 만큼 행위의 특성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범주를 친밀한 관계까지 확대해 포괄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여성폭력방지법’, 영국은 ‘가정폭력법’에 데이트 폭력을 포함해 대처하고 있다. 이에 조사처는 “우리나라는 현행법에서 이를 포괄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데이트 폭력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례법 제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법안 마련이 가장 시급”

지난 7일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데이트 폭력 관련 특별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트 폭력의 가장 큰 특징은 보복성 위험이다. 그렇기에 초기에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라면서도 “하지만 특별법 등 개정된 바가 없어 형법에 의해 처벌한다 해도 가장 중요한 피해자 신변 보호 등에 대한 것이 구체화 돼 있지 않아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가 굉장히 약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양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외국에서는 피해자의 심리적인 부분, 사회적 고립 상황 등을 고려해 가중처벌 인자로 본다”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런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범 위험성 평가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소장은 “현재는 강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만 하는데, 데이트 폭력의 경우 강력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라며 “초기에 평가해 중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령을 검토하고 개입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4개월간 2만5000건 접수, 구속은 82명에 불과...

지난달 26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만596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검거된 인원은 4395명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36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이 404명, 성폭력이 146명이었다. 경범 등 기타 범죄로는 839명이 붙잡혔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 관련 살인 가해자 및 검거 인원은 별도로 집계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나아가 올해 검거된 피의자 중 구속된 비율은 1.87%로 82명에 불과했다. 데이트 폭력의 경우 연인 관계다 보니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다수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가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하거나 보복범죄가 두려워 외부에 알리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김 의원은 “경찰은 데이트 폭력이 살인 등 강력범죄로 진행되기 전에 수사기관, 법원에 의한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 등 적절한 사전조치를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트 폭력 발생 수가 연일 증가하는 가운데,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황. 일부 전문가들은 밀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인 만큼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과 보호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기사 작성] 박정우 기자 poem@ilyoseoul.co.kr

[출처] 일요서울(http://www.ilyoseoul.co.kr)

[기사 원문] https://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8873